안녕하세요.
오늘은 노벨피아 작가 후원 순위를 통해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상황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01 서론
2023년 4월 한겨레는 세계불평등연구소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가운데 소득불평등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공평하게 분배되었는가 입니다. 분배라는 말이 나오면 사람들은 으레 '소득분배'를 생각하지만 사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소득 그 자체의 분배상태가 아닌 경제적 복지의 분배상태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복지의 분배상태는 객관적인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소득의 분배상태를 보고 경제적 복지의 분배상태를 간접적으로나마 평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준구, 이창용 공저 <경제학 들어가기 제5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노벨피아에서는 웹소설 작가에게 후원을 할 수 있는데, 누적 후원 탭을 통해 후원액수가 많은 사람 순서대로 순위를 나열하고 있어 누가 얼마나 많이 후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득분배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 저는 경제 전공자가 아닙니다. 이 글은 단순 재미로 쓰는 것이므로 실제 우리나라의 현재 소득분배 상태를 알기 위해 이 글을 읽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소득분배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경제신문 보도, 통계청 자료, 경제 서적을 참고하시거나 경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02 이론과 적용
우선 어떤 노벨피아 작품의 작가 후원 순위를 알아봅시다.
우리는 간단히 해당 작품에 접속해서 작가 후원 탭을 통해 누가 후원을 했는지, 얼마만큼 후원 했는지를 순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아래의 자료랑 약간의 경제학 개념만 있다면 소득분배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한 사회의 분배상태를 나타낼 때 우리는 대표적으로 소득 10분위를 사용하게 됩니다.
- 소득 10분위: 가장 가난한 10%의 사람부터 가장 부유한 10%의 사람까지 각기 10%씩의 사람들로 구성된 소득계층
분배상태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알아보기 위한 측정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십분위분배율, 로렌츠곡선, 지니계수를 이용할 것입니다.
십분위분배율
소득 10분위에서 가장 못 사는 40%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을 가장 잘 사는 20%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로 나눈 값으로, 값이 작을수록 더욱 불평등한 분배를 의미합니다.
위 자료에는 9명의 후원자가 나타나 있습니다. 9명의 40%는 3.6명이고, 9명의 20%는 1.8명입니다. 이를 고려하여 7위~9위까지의 3명을 하위 40%라고 하고 1위 1명을 상위 20%라고 합시다.
전체 소득을 알아봅시다. 단순히 누적된 후원 금액을 더하면 되므로 1,515 코인이 전체 소득입니다.
하위 40%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을 계산하려면 하위 3명의 후원 금액의 합을 전체 소득으로 나누면 됩니다.
위 식을 계산하면 0.046...이 답으로 나옵니다. 대략 전체 소득의 4%를 하위 40%가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위 20%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은 상위 1명의 후원 금액의 합을 전체소득으로 나누면 알 수 있습니다.
위 식을 계산하면 0.574...이 답으로 나옵니다. 대략 전체 소득의 60%를 상위 20%가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위 40%가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을 상위 20%가 차지하는 소득의 비율로 나누면 이제 십분위분배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구한 값으로 식을 만들어 봅시다.
참 간단하죠? 위 식을 계산하면 0.066...가 나옵니다.
우리는 십분위분배율의 값이 가장 불균등한 경우 0의 값을 가지고, 가장 균등한 경우 2의 값을 가짐을 알고 있습니다.
계산해서 나온 값 0.066...을 아무리 반올림 해도 0.06이고, 잘 쳐줘야 0.1이니 0에 매우 가깝습니다. 이 말은 곧 해당 소설 후원자의 분배상태가 매우 불평등하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0.1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위 40%의 소득을 모두 합치더라도 상위 20%의 소득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0.06으로 보면 더 슬퍼집니다. 하위 40%의 소득의 합이 상위 20%의 소득의 6%을 의미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얼마나 불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로렌츠곡선
가장 가난한 몇 퍼센트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들을 이은 곡선을 로렌츠곡선이라고 합니다.
위 자료의 로렌츠곡선을 그리려면 사람의 비율(인구 누적백분율)과 전체 소득 중의 점유비율(소득 누적백분율)이 필요합니다.
엑셀을 통해 정리해봅시다.
통계청의 영상을 참고하면서 만들었습니다. 표본이 9명이라서 숫자가 더럽게 나오는 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제 위 엑셀 표를 바탕으로 로렌츠곡선을 그려봅시다.
지오지브라 클래식으로 대충 그려본 로렌츠곡선입니다. 녹색 대각선은 '완전히 평등한 분배상태'를 나타내고, 파란색 곡선은 로렌츠곡선입니다.
대각선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짐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위의 로렌츠곡선은 대각선과 꽤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소득분배 상태가 불평등함에 더 가까움을 알 수 있습니다.
지니계수
지니계수는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입니다.
위 삼각형에서 완전히 평등한 분배상태를 나타내는 대각선과 로렌츠곡선 사이의 면적을 α라고 하고, 삼각형에서 α를 뺀 나머지 면적을 β라고 합시다.
지니계수는 α의 면적을 삼각형 면적으로 나눈 값입니다.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완전히 평등한 경우라면 G=0이고,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경우라면 G=1이 됩니다.
한편 지니계수는 얼마나 소득이 균등하게 분배되었는지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아까 그린 그림을 토대로 지니계수를 구해봅시다.
위 그림에서 파랗게 칠한 면적이 α, 나머지 빨갛게 칠한 면적이 β입니다.
지오지브라 클래식에서는 다각형을 그리면 면적도 나오네요. α의 면적이 3087.86, 삼각형의 면적(α+β)이 5000입니다.
이제 3087.86을 5000으로 나누게 되면 나오는 값이 지니계수가 됩니다.
계산 결과, 약 0.6이 나왔습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 경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0.6이면 1이랑 꽤나 가깝습니다.
따라서 소득이 불평등하게, 불균등하게 분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03 문제점
후원자의 후원 액수로 소득분배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소득'은 쉽게 말하면 내가 번 돈입니다. 하지만 후원은 어떤 목적을 위해 돈을 지불한 '지출'입니다. 소득분배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소득을 가지고 계산해야지, 지출을 가지고 계산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지출이 많고, 반대로 소득이 적은 사람은 지출도 적다고 전제한다면 변명으로 써먹을 수는 있겠으나 어쨌든 지출로 소득분배 상태를 평가하는 행위는 치명적인 오류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제가 이 글을 작성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문우사의 <경제학 들어가기 제5판>(이준구, 이창용 공저)을 참조하세요.
지금까지 십분위분배율, 로렌츠곡선, 지니계수를 활용하여 노벨피아 작가 후원 순위가 나타내는 소득분배 상태를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약간의 경제학 지식과 수학 계산능력, 넘치는 시간이 있다면 소득분배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차 강조하지만 저는 경제학을 전공한 적이 없으며, 이 분석은 장난으로 쓴 문제점 투성이입니다. 여러분의 경제학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들 > 모자란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지역 비하를 할까? (0) | 2024.06.01 |
---|---|
공리주의 관점에서 바라본 "딱밤 맞고 기절하기" (2) | 2024.03.17 |
챗GPT는 여자친구 사귀는 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2) | 2024.02.27 |